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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회사 업무로 4월중 순까지 야근의 연속. 야근중 화장실에서, 식당에서, 운전중일때 등등짬나는 시간 틈틈히 공부.





했어야 했다!!! 이 핑계 저 핑계 댄다고 누가 알아주나. 시간이 없다는건 핑계일 뿐이지 않나. 애초에 시간 있는사람이 어디 있던가. ...관리되지 않던 소중한 시간들이 그렇게 지나가고 벌써 5월.



벼랑끝에 선 심정으로 인강 열심히 들어야 할 시간에 또 혹시나 뭔가 빠른길이 있으려나 인터넷을 뒤져 보물같은 블로그를 하나 발견! 공인모 기본서와 합을 이루면 더 이상의

교재구매는 필요없을 것만 같은 귀중한 요약노트 자료였다. 유레카!



이 요약집만 마스터 하면 2차도 쉽게 합격하리라.

근데 왠걸..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기본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마음은 급하고 봐야할 인강은 산더미, 선택해야할 교수님도 많다. 또렷또렷한 음성이 배속이 있어도 잘 들리기에 나에겐 목소리 톤이 교수님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매일밤 회사일이 끝나면 인강 두개와 소환사의 협곡 1회를 반복..



헉.. 소환사 협곡은 가면 안되는데..ㄷㄷㄷ



잘못하다간 정말 큰일나겠다 싶어 다른 모든일을 제쳐두고 정말 죽을똥 살똥 인강과 요약노트를 반복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독서실 가기도 애매하고(비싸고?) 집에서 하자니 계속되는 음쓰 셔틀도 신경쓰이고 ㅋ



집근처 새로생긴 스터디 카페. 커피한잔에 4시간 조용한 스터디룸을 제공-하지만 다들 커피하나 시켜놓고 10시간은 앉아있던듯-하는 곳을 찾아 퇴근하고는 바로 스터디카페로 다시 출근하여 주경야독생활을 시작하였다.



저녁시간, 스터디 카페에 젊은 공부꾼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드는 걸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끔 시원한 바람을 맞으러 바깥에 나가면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담배연기 사이로 젊은 남녀, 술잔 마주치며 웃는 소리들을 보면서 내가 혹시 이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이 시간 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던 나를 위한 힐링시간이였음을 잊지 않으리라.



비록 당장은 피곤하고 힘들지만 또 상대적으로 뿌듯한 감정을 느낄수 있는 잠깐의 시간 이었다.



공부중 잠깐 쉬러나간 공터 앞에 있던 공개공지 푯말을 보며 공법 공개공지 5천제곱이 떠오르는 참... 쉬는 것도 힘드네 라는 생각도 잠시.



시험 마지막 2주는 회사연차를 사용하여 온전히 하루 12시간 이상씩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새벽수영을 다녀오고 9시까지 스터디 카페로 출근. 점심시간 30분 저녁시간 30분



바람쒜기 10분을 제외하고 온전히 공부에만 매진-가끔 공인모에도 들어와 피로함을 풀고-가끔맞나-하였다.



어느순간 도시군계획 체계도 그림이 손수 그려지게 되고 556677이 그냥 우리집 전화번호보다 더 익숙하게 되는 시점이...



눈물겨운 인고의 시간을 뒤로하고 도 트는 그 순간이 오려하고 있었다. 아..아직 다 안왔는데.. 곧 올거 같은데 무정한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시험날은 칼같이 오더라..



왜 중개사법 과태료는 그렇게 안외워졌을까..도가 좀 터야하는데 도무지 ㄷㄷㄷ



작년 1차 합격하고 온~ 동네방네 소문 다내고 사돈의 팔촌까지 올해 2차시험 친다는 사실을 아는 이 절망적인 상황속에 , 게다가 공인중개사 뭐 어려워?? 이런 일반적인 마인드 가진 사람들 앞에 더이상 뒤로 갈곳도 숨을 곳도 없는 현실에 느껴지는 부담감과 압박감은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시험당일 비교적 수월하게 느껴지던 중개사법을 다 풀고 공법을 보는데 왓덮ㅍ..이런 덮밥같은 지문들. 확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 분명 요약집 지문에선 못보던 생초지문들!!! 동물장례식장!!! 뭐??



당황스럽지만 답아닌거 3개는 걸러낼정도는 되는거 같아 2지선다 문제를 푼다는 생각으로 나가는 맨탈을



붙들어잡고 집중하며 시험을 마쳤다.



2차는 지적이 자신있었는데 앞면부터 막히는 문제가 많아 노심초사. 34번문제풀때 시간을보니 40분..



10분밖에 안남았는데 마킹 하나도 안했는데...덜덜덜덜



일단 34번까지 마킹을 하고 나머지 6문제는 문제는 읽지도 않고 지문만 읽고 푸는 신공을...



시험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자전거길. 최근 몇년간 그렇게 갑갑하고 우울했던 라이딩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내 생에 가장 공부를 많이한 2020년. 혹시나 탈락을 하더라도 미련없이 떠나리라. 큰아들 대학시험칠 때



그때 다시 도전하는걸 하고 바이바이!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가채점...



이미 마음을 한풀 접어둔 상태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합격점에 이르는 점수.

그 동안 본의 아니게 수험생 남편과 아빠를 둔 덕택에 고생한 아내와 아이들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결과물을 떠나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 소중한 시간들. 그 인내의 시간 끝까지 응원해 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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