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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위해 14km 남짓되는 거리를 길게는 1시간 30분이 넘도록 빙빙 둘러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니 여간 고통스러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한대뿐인 자가용을 이용하자니 아들 둘 교육에 이리저리 동분서주 하는 아내의 발목을 잡는 것 같아 그것마저도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수십개월을 지내다 열악한 가정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경차 한 대를 구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이 40이 넘어가니 어떤것 하나에 가슴뛰고 설레인 일들이 거의 없는 와중에 중고차라지만 온전한 내차((집사람은 수동운전을 못합니다)가 생기니 왠지모르게 설레입니다. 뭔가 꾸며주고 싶고 이뻐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 생겨 이리저러 카페도 뒤져보고 검색도 해봅니다. 뭘 해줄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핸들이 오디오 조작버튼이 없는 깡통 핸들입니다. 어느등급의 어느 옵션인지는 모르겠으나 핸들에 리모콘을 부착할 수 있는 모앙입니다.  첫번째 DIY는 이놈으로 정했습니다.

 

현대 모비스 공홈에서 아래 부품을 검색합니다.

56190-1Y100 3,410원 , 익스텐션 와이어 (열선 없음)

96710 1Y450EQ 13,200원,스위치 어셈블리. 스티어링 리모트컨트롤 좌측

96720 1Y300EQ 6,820원, 스티어링 리모콘 우측

위 세가지 부품이 모두 있는 제일 가까운 대리점을 조회하여 퇴근길에 해당 부품을 구입합니다.

가격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가격보다 아주 약간 비쌉니다. 수십원정도? 라 왜 비싼지 따로 묻지 않습니다. 모든 부품이 다 있다는 것 만으로 만족입니다.

 

핸들리모콘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핸들의 일부를 탈거해야 하는데 필요한 핵심 공구가 T40규격의 별 랜치입니다. 헥사렌치라고도 하고 별렌치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인 크기가 아니라 별 렌치 계에서는 상당히 큰 놈입니다. T40이니 직경이 40mm정도 되죠.  몇몇 지인분들께 문의해 보아도 보유하고 계신 분이 없어 집근처 공구점에서 세트로 구매합니다. 가격은 11,000원입니다. 인터넷 구매(배송료포함, 1-2일 대기)대비 나쁜 가격이 아니라 덥썩.

 

아래 필요한 공구입니다.

왼쪽부터 +드라이버(필수), 몽키스페너(선택), 헤라(선택), 별렌치세트(T40 필수), 커터(선택), 롱로우즈(선택) 입니다.

+드라이버는 화면에 보시는것 처럼 길이가 긴건 매우 불편합니다. 핸들 뒷면에 박힌 십자나사를 풀어야 하는데 사진처럼 긴 드라이버로는 불가합니다. 짧고 굵은 놈으로 준비하는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별렌치 외에 나머지 공구는 있으면 좀 더 편한? 정도의 공구들입니다. 없다고 DIY를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리모콘 장착 전에 왼쪽 리모콘의 오른쪽 버튼(음석인식, 콧물버튼이라고도 함)을 음소거 버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회로를 살짝 수정합니다.  회로 1k저항이나 2k저항 하나만 있으면 쉽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콧물버튼은 블루투스가 없는 오디오에는 무용지물 버튼임으로  과감하게 왼쪽 리모콘을 분해합니다. 이때 헤라가 있으면 쉽게 케이스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R13에 박혀있는 칩저항 양쪽끝을  인두기로 살짝지져서 분리합니다.

 

 

2K저항의 경우 R13에서 바로 출력핀 쪽으로 직결 합니다.

1K의 경우는 MODE SW의 오른쪽에 연결하거나 R10의 왼쪽에 연결해도 무방합니다.

칩저항이 있다면 부피를 차지하지 않고 간단하게 연결이 가능하겠죠.

 

그리고 적당히 회로속에 녹아 들도록(케이스가 잘 닫히도록) 위치를 잡아줍니다.

 

아무래도 저항의 부피가 있다보니 케이스 성형은 안할 수가 없습니다만 외부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과감히게 진행합니다.

저항이 있는쪽은 인두기로 지져서 구멍을 내 주고

 

저항선이 지나가는 자리는 커터로 뚝뚝 잘라서 케이스가 잘 닫히도록 작업해 줍니다,

 

커터로 뒷면을 다듬지 않아도 케이스가 잘 닫히는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동작을 시켜보니 볼륨다운 버튼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아서 동작이 안되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조금이라도 들뜨거나 빡빡한 감이 있다면  필히 위와 같이 깔끔하게 작업을 하시는게 두번 일을 안하는 방법입니다.

 

저항을 붙이고 테스터기로 콧물버튼을 누를때 정확히 2k 저항이나오는걸 확인한 다음 케이스를 조립해 줍니다. 이로써 음소거 DIY는 완성.

이제 실제 핸들에 연결할 일만 남았습니다.

 

 

다들 클락션, 에어백 휴즈는 분리한 다음 작업하시더군요. 아무래도 에어백을 뜯어야 하니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겠지요.

본네트 우측하단에 위치한 휴즈케이스를 열면 휴즈집게가 있구요. 이놈을 이용해서 클락션 휴즈를 잠시 빼줍니다.

 

"경음기"라고 쓰인 휴즈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실내 왼쪽하단에 있는 휴즈박스를 열어서 하단 중앙에 있는 에어백 휴즈를 제거합니다.

나중에 DIY가 완료되면 꼭 다시 끼워줘야겠죠~

 

핸들 좌우를 별렌치로 풀어줍니다. 손목 힘으로 돌리려다 보니 토크렌치가 아니라 손목에 무리가 가서 별렌치를 몽키스페너로 잡아서 돌려 풀었습니다. 별 나사는 완전히 분리되지 않으니 좌우를 헛돌때까지 돌려준 다음 그림과 같이 에어백을 헤라로 좌우 및 위쪽을 살짝식 젖혀서 들어올리면서 별나사를 좀더 돌려주면 손쉽게 에어백이 분리됩니다.

에어백 모듈은 계기판 위에 살짝 올려두고 좌우에 붙어 있는 더미케이스를 분리시켜줍니다.

그림과 같이 위 아래 두개의 나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만 핸들 뒷쪽을 보면 아래 나사만 풀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위아래 나사를 다 풀기 위해서는 핸들 자체를 분리해야하는데 저는 라쳇도 없고 22mm 복스알도 없는 관계로 윗쪽 나사의 정상적인 분리는 포기했습니다.

핸들 뒷쪽으로 십자드라이버(짧고 굵은 놈으로 해야 편함, 긴 드라이버는 그 길이 때문에 나사를 돌릴수 없음) 를 넣어서 아랫쪽 나사를 좌우 하나씩 풀어낸 다음 몽키스페너나 롱노우즈로 더미케이스를 잡아서 있는 힘껏 확 재껴버리면 위 그림처럼 케이스가 부러지면서 떨어져 나갑니다.

윗쪽 나사는 드라이버로 훅 쑤셔서 빼내버리면 됩니다.

 

 

저는 드라이버가 너무 길어서 드라이버 몸통을 제거하고 몽키스페너로 한땀한땀 돌려서 더미케이스 나사를 분리했네요.

 

 

핸들 중앙 윗쪽에 있는 더미 케이블을 제거한 다음 익스텐션 와이어를 연결합니다. 흰색 커낵터는 왼쪽, 검정 커낵터는 오른쪽입니다. 직관적으로도 그렇게 느껴지실 겁니다.

일단 커낵터 연결 후 동작을 확인합니다. 모드버튼, 볼륨조정, 오디오 음소거, 선국기능까지 모두 정상 작동하는 걸 확인합니다.

 

저는 볼륨 다운이 제대로 안되서 왼쪽 리모콘 케이스를 여러번 열었다 닫았습니다. 문제는 새로 붙인 저항선의 부피때문에 케이스가 미묘하게 떠 있었습니다. 그래서 커터로 다시한번 케이스 뒷면을 다듬었네요.

 

정삭작동을 확인 한다음 리모콘을 체결합니다. 리모콘 위쪽 나사는 조일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만 덜렁인다거나 흔들린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구지 핸들을 뜯을 필요가 없습니다.

 

장착 완료후 작동 시험. 완벽합니다.... 그런데..

 

나사하나가 남았습니다.

헐...

어건 어디서 나온놈이지? 한참을 생각하다 보니

이 왼쪽 리모콘을 여러번 분리하고 체결하는 과정에서... 깜빡하고 저 나사 박는걸 깜빡 했네요.

 

다시 뜯어서 완전무결하게 만들어야 하나 살짝 고민했지만 그냥 패스하는걸로~

 

 

 

핸들리모콘 DIY하는데 네이버카페 모닝짱에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길을 닦아 놓으신 선배님들, 모닝짱 회원여러분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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