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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목) 자수

웜업 : 각자
  - 발차기 50m X 10 : 나, 회장님

자유형탑쌓기 500m

웜업 : 각자
  - 스타트연습 : JN 리나 인자강 나  ->J쌤 칭찬+1
  - 플립턴연습 : JS JN 나 
  - 싱크로나이즈 : 리나 

어깨부상이 있있다.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수영장을 떠나는 수영인들을 많이 봤다는 수친들의 말에 
내 남은 인생에 할 수 있는 운동 리스트 중 수영종목을 삭제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안쓰런 눈빛으로

"회전근개 파열이면 영원히 수영 못하는데.. 그건 보통일이 아닌데..큰일인데..."

애처롭게 나를 쳐다보며 한마디씩 거드는 수친님들.  당사자인 나로썬 왠지 그분들의 진심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직 회원권 만료가 2개월이 더 남았지만 조금 더 싸게 등록해 볼 요량으로 며칠전 1년을 더 연장했는데 다시 취소가 되려나? 사정사정해서 프리패스쿠폰도 몇장 더 챙겼는데... 그것도 반납해야겠지? 


어깨로부터 새끼손가락으로 전해지는 찌릿찌릿한 통증. 오른쪽 새끼손가락 꼭 끌어안고 오만가지 걱정들로 밤을 지새우던 여러날.  하지만 포기하고 좌절하기엔 이르다. 나에겐 아직 두개의 건강한 다리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이번 기회에 발차기 잘하는 남자가 되어 보는것이다. 


열심히 발을 차다 보면 아픈 어깨도 기적처럼 나아있을수도 있지 않은가.


게으른 탓에, 발차기가 싫은 탓에 언제나 샤워하며 듣던 체조구령.
그 구령소리가 끝나야 설렁설렁 수영장으로 내려가 다른 수친님 발차기를 지켜보며 저게 언제 끝나나 하던
내가 일주일여 동안 기적처럼 매일매일 발차기를 했다. 특히 자유수영하는 날은 10바퀴씩 꼬빡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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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차기 모드로 레인을 몇바퀴나 돌았을까.  7시부 회장님께서 내 뒤를 따르신다.  오늘은 발차기는 적당히 하고 훈련레인에 합류해 볼까 했는데  4바퀴, 5바퀴째에도 내 뒤를 바짝 붙어 오시는 회장님.  내가 그만할 때까지 하시려나.
그래 그럼.. 10바퀴 목표로 고고!!

8바퀴쯤되니 얼굴에 열감이 느껴진다. 여전히 바짝바짝 붙어 오시는 회장님. 역시 내가 멈춰야 멈추실
요량인가보다.

목표한 10바퀴를 채우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레인에 서 있으니 그제서야 회장님도 멈추신다.
혈색하나 변함없는 회장님. 벌겋게 달아오른 내 얼굴과 너무 대비된다. 회장님은 발차기 장인이셨다. 

훈련레인으로 넘어가니 인자강님, 리나님 각자 나름대로 몸을 풀고 있다. 
오랜만에 자수레인에 모였으니 뭐라도 함께 훈련을 해야할 것 같다. 어깨 때문에 인터벌은 살짝 무섭고
그렇다고 J쌤형님 계실때 처럼 자세교정 드릴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간단하고 운동도 되는 탑쌓기를 하기로 한다. 옆에서 지켜보던 6시부 JY님을 비롯하여 각자 활동중이신 여러 회원님들을 불러모아 다함께 탑쌓기 시전. 
꼭대기 100m를 한번 더 하는걸로 가중치를 주자는 인자강님의 의견대로 이번 탑쌓기는 총길이 500m짜리.


출발과 동시에 왼손목에 찬 시계 스탑워치를 동작시킨다.
부동의 1번주자 리더 인자강님 뒤를 따라 25, 50, 75, 100, 100, 75, 50, 25
구간 간에 약 3~5초정도 휴식하고 마지막 25m는 대시로 마무리하며 스탑워치를 누른다. 

10분 15초.


정말 오랜만에 수영으로 운동한 느낌!! 게다가 왼쪽 어깨도 별다른 통증이 없다 :)

수영을 할 수 있는 몸이라는게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건지 이번에 다시한번 깨닳았다. 일상의 소중함.

요즘 이런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나이들어 그런가.

"있을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덧) 싱크로삼매경에 빠진 리나님을 못보고 지나가다 손가락이 부딛혔다. 오른손 약지 부상. 
   역시 수영은 위험한 운동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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